DMZ HUT_최현규

DMZ HUT

21세기 인간은 방대하고 정밀한 데이터를 모아 지구의 지형을 거의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더 이상 진정한 야생이라는 자연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대부분의 자연이 인류의 한 부분으로 점차 인공적 풍경으로 변모하는 중 이다. 우리는 자연을 속속들이 알아내고 소유하면서 동시에 보존하고 관리해야 하는 심지어 만들어 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즉, 인구의 대부분이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자연은 마치 인공물인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시점에서 자연과 인공이 가장 뚜렷하게 구분되는 곳은 어디일까?
DMZ(비무장지대), 60여년 동안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공간. 인간의 가장 폭발적인 개입은 역설적이게도 이곳을 한반도에서 가장 인공물로부터 멀리 떨어트려 놓았다. 따라서 생명력 가득한 이 땅은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중요시 하는 인류 보편의 마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인공과 만나야 한다. 만약 빠른 시일 내에 건물을 지어야 한다면 현재 기술 중 가장 적합한 방식은 그저 오두막HUT을 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이 프로젝트는 가까운 시일 내로 DMZ에 공원을 짓는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 중 가장 적합한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직도 우리가 선택해야할 방식은 최첨단 기술이 아닌 전통적 방식에 가까운 기술일 것이다. 여전히 최첨단의 건축술 보단 전통적인 건축술이 자연을 더 존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전통적인 방식을 적용한 건축물을 디자인하였고, 궁극적으로는 현재의 방식보다 더 나은 미래의 건축술이 등장했을 때 완전히 해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더 나은 것을 대체되기를 기다리는 가설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가벼운 건축물
건축은 DMZ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공중으로 띄워져 있어야하기 때문에 건물은 가벼워야 한다. 이때 건축은 인간을 자연과의 거리감을 유지하게 하면서도 서로 연결시킬 수도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거대한 콘크리트 토대를 지양한다. 한반도 혹은 국제관계에 따라 예민하게 변하는 DMZ의 상황은 결코 고정된 무거운 건축으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물은 주춧돌 형식으로 구축하고 미래에 건축은 이마저도 극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유연한 공간
DMZ공원은 남북관계에 따라 순차적으로 구축될 것이다. 평화관계가 진전됨에 따라 필요한 시설이 늘어날 것이고, 이에따라 유연하게 공간이 넓어지거나 반대로 줄어들 수도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단위 모듈을 만들고 이를 중첩시켜 공간을 확장한다. 또한 높은 나무로 인해 볼륨을 만들기 어려울 경우엔 골조만 남겨 계속해서 같은 논리로 건축물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건축 부재인 목재 기둥 및 통일된 사이즈의 면재, 이음부의 나사 등은 추후 재사용할 수 있다.

16100670_김라영_프로필.jpg